온갖 기록
문화기획 [별의별] : 별의 별 거 다 하는 창작집단 본문
프로젝트 소개
- 별의별은 아마추어 창작자가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문화창작 플랫폼이다. 연극, 출판, 전시회, 음악회 등 예술가의 영역으로만 여겨져 오던 활동들을 평범한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부담 없는 것으로 풀어내기 위해진입 장벽을 낮춘 형태로 기획하여 진행하였다.
- 총 팀원 4인 + 프로젝트 별 필요 인원 추가 모집
- 창립 멤버로 활동. 프로젝트 총괄 기획 및 운영 담당.
- 2014.12. - 2016.5.
왜 했는데?
하고 싶은 게 많았다.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는 집단을 매번 찾아다니는 일은 비효율적이었고, 사실 불가능하기도 했다. 나의 마음에 딱 맞는 일을 하는 곳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. 그래서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작은 창작집단을 시작하게 되었다.
뭘 배웠는데?
- '무언가를 끝 마치는 것의 의미'를 알게 되었다. 어떤 일이든 온전히 내 힘만으로 한 번의 사이클을 돌아본다는 것. 그것은 나에게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. 어떤 경우에 어떤 마음으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. 어느 만큼 힘들 때 어느 정도 더 버티면 되는지. 그런 것들을 알게 됐다.
- 내가 계획을 세우고 일을 진행하는데 능숙한 사람임을 확인했다. 동시에 그 계획이 어그러질 때에도 융통성을 잘 발휘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피드백을 동료들로부터 받기도 했다.
<별의별> 활동을 한창 할 때, 나는 나를 별의 별 거 다하는 <별의별>의 응그래입니다, 하고 소개하고는 했다. 나는 나를 그렇게 소개할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. 이 문장을 직접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 운율이 특히 입에 잘 붙고 무엇보다 정말 내가 별의 별 거를 다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특히 그랬다.
<별의별>을 처음 어떻게 시작했었더라. 2014년에서 2015년으로 넘어가는 겨울, <별의별>을 함께 만든 한별과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. 당시에 나는 다음 해 1년을 휴학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였는데 그렇다고 해서 휴학하고 무얼 하며 지낼지 딱히 정해 두진 않았었다. 막연하게 인터렉티브 요소를 가진 동화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정도였다. 그 이야기를 한별에게 신나게 했더니 한별은 길거리에서 지형지물을 활용해 연극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.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에, 재밌겠다, 재밌겠다,를 연발했고 그 재밌겠다라는 말의 네 음절에서 <별의별>이 시작됐다. 그 기운이 좋았다. 뜬금없이 내가 하고 싶다고 하는 무언가를 향해 누군가가 던져주는 응원이 좋았다.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분위기를 전해주는, 그리고 우리의 활동을 보면서 누군가가 자신만의 활동을 시작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다. 가능하면 우리가 직접 우리 같은 사람들의 활동을 지원해주고 싶기도 했다. 그리고 <별의별>을 통해 어느 정도 처음에 목표했던 바에 조금씩은 가까워져가는 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.
나를 포함한 네 명의 친구들이 <별의별>에서 연극, 전시, 연주회, 출판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했다. 필요할 때에는 사람을 모아 별도의 팀을 꾸려 활동했다.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만났다. 그리고 그 시간들을 지나오면서 나는 정말 많이 변했다. 나를 변화시킨 만큼 강렬한 경험들이었기 때문에 나는 내가 그 모든 것들을 세세하게 기억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확실히 시간이 흐르다보니 강한 것은 더 강하게 기억되고 약한 것은 쉽게 옅어 지더라.
그래서 블로그에 <별의별>의 활동들을 하나씩 기록해보고 싶었다. 앞으로 시간이 될 때마다 별의별 안에서 내가 꾸리고 벌였던 일들을 차곡차곡 남기려한다. 나의 기록을 보고 다른 누군가가 원하는 무언가를 벌여 볼 마음을 먹게 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, 무엇보다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주저하게 될 때마다 꺼내볼 수 있는 기록, 나에게 용기를 주는 기록이 되었으면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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