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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전가옥 : 제자리 찾기

응_그래 2017. 10. 21. 00:35
안전가옥에 함께한 지 거의 3개월이 다되어가는 지금, 나는 안전가옥 안에서 어떤 사람일지,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한다.

내가 늘 앉아있는 자리는 라이브러리 입구 우측 컨시어지이고 라이브러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이곳에 어떻게 내 색깔을 더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. 하지만 우선은 장르문학을 더 잘 알아야겠기에 틈틈이 공부하며 읽는다. 

명함에는 'Community Manager'라는 직함이 적혀있지만 평소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일은 SNS에 업로드할 컨텐츠를 고민하는 일이며, 오프라인 이벤트가 예정되어있을 때는 그 일에 좀 더 힘을 쓴다. 하지만 늘 직함에 맞는 임팩트를 만들고 싶어서 아직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만들어가고자하는 커뮤니티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 사람들에게 어필될 수 있는 컨텐츠와 일들을 꾸미려고한다. 

그 과정에서 늘 염두에 두는 것이 두 가지 있다. "왜?" 와 "지금?"이 그것이다.

안전가옥에서의 모든 일들은 자유도가 높다. 하지만 모든 행위의 결과물은 안전가옥이 가진 결과 어울려야한다. 그래서 늘 스스로에게 던지려고하는 질문은 "왜"이다. 왜 이 컨텐츠를, 왜 이 부분을 강조하면서, 왜 이런 멘트와함께 업로드해야하는지. 왜 이 행사를, 왜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, 왜 이런 내용으로 해야하는지. 그리고 이 모든 고려는 인풋과 아웃풋을 두고 벌이는 저울질을 전제로 한다. 하면 좋을 일이라도 과연 "지금" 우리가 하면 좋을 일이 맞는가. 우선 이 질문을 통과해야 일이 시작될 수 있고 일이 진행 중이더라도 이 질문은 반복된다. 그리고 만약 이 허들을 넘지 못하면 언제든 일은 중단될 수 있다.

이 두 가지 질문은 간단해보이지만 그 답을 내리는 과정은 그렇지 않다. "왜?"라는 질문에 있어서 그 과정이 쉽지 않은 것은 안전가옥스러움을 구축해나가는 과정에 안전가옥스러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. 안전가옥의 컨텐츠는 온전히 안전가옥스러워야 하지만 그 자체로 안전가옥 다운 공간,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수단이 된다. 여전히 안전가옥다운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는 나로서는 아차 싶을 때가 많다. 하지만 그 빈도나 정도가 전보다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칭찬할만하다. "지금?"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는 과정이 쉽지 않은 것은 나에게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.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능력, 사실상 지금까지는 내 마음대로 부릴 수 있었던 시간이라는 자원, 예산과 내 머리로는 예상하기 어려운 결과의 임팩트. 하지만 할 수 있는 것과 하면 좋은 일의 구분을 꾸준히 떠올리고 고려하려 노력한다는 것 자체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.

라이브러리에 내 색깔을 더하고, 커뮤니티를 위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. 그리고 그 두 가지를 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"왜?" 와 "지금?"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. 그리고 두 질문에 대해 안전가옥스럽지만, 동시에 쏠스럽기도 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것. 

여전히 안전가옥이라는 공간 속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이고 그 과정안에서 내가 그리는 지향이 뚜렷해져간다. 그 노력이 즐겁고 점점 가까워진다는 느낌은 더 즐겁다. 언젠가 안전가옥을 넘어 다음을 꿈꾸게 될 때, 이런 고민들과 지금 느껴지는 즐거움이 좋은 영향으로 키워낸 내가 있겠지. 이런 상상에 나는 더 즐거워진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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